*서울 상징 북촌에서 한 잔의 술_남선희 원장

*북촌에서 한 잔의 술

개울물 흐르듯 자연스럽다.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가 잠시 목을 적시는 듯 '향기로운 술'이다. 화려함이 없어 주의 깊은 관찰자의 시선도 따뜻했다. 

서울 역사 600년을 상징하는 장소인 북촌에서 소박한 우리술 행사가 19~20일 이틀간 열렸다. 참가자는 남선희 원장 등 우리술 동호인 20여 명.

시음주는 탁주, 소주, 약용약주, 청주 분야의 22종. 그 흔한 시상도 없다. 누가 빚은 술인 지 이름도 없다. 질문하면 알려준다. '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' 자세다. 자원봉사자는 모두 자비 출품자들이다. 

'향기로운 술 이야기'를 14년째 기획한 남선희 원장(북촌전통주문화연구원)의 말이다. 

"십시일반 자비로 행사를 진행하고, 술 품평에 
대해 회원들의 부대낌을 줄이기 위해 익명성을 지켜 나가고 있어요."

그녀의 전통주 인연을 이 행사로 목걸이같이 한 줄로 꿰면, 그녀의 우리 술 사랑은 미니어처처럼 보인다. 소박한 정신으로 우리 술을 널리 퍼뜨리는 이 행사는 매년 이맘때 열린다.

5월 20일 주말 햇살은 우리술 시장의 달콤한 가능성을 머금고 북촌에 내리 쬐고 있었다.